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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녁을 향해 쏜 꿈이 명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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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체육대회 MVP 사격 이장호 선수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개인전단체전 4관왕과 최우수선수상까지 거머쥔 저력, 그 속에 녹아 있는 피나는 노력들. 이장호 선수를 만나러 경기도종합사격장을 찾았다.

글 한율 사진 김병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4관왕과 최우수선수상의 주인공

지난 10월에 개최된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사격 종목의 이장호 선수다. 그는 혼성 공기소총 복사 R3 SH1 개인전과 단체전, 남자 공기소총 입사 R1 SH1 개인전과 단체전에 우승하며 4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큰 대회를 끝낸 이장호 선수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및 경기장애인체육회 소속의 모든 분께 먼저 감사 드립니다. 직장운동부 선수 영입을 통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께도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운동할 수 있게 항상 지원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열심히한만큼 좋은 성과를 얻게 돼 기쁘고 행복합니다.”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그의 말 속에서 묵직한 힘이 느껴졌다. 짧은 시간 이장호 선수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장호 선수가 치른 첫 국제대회는 2015년 9월 호주대회였다. 이후 꾸준히 훈련하며 실력은 ‘껑충’ 뛰어올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이장호 선수는 R3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만 통과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패럴림픽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이다. 이후 굵직한 전국대회에서 금빛 총성을 연달아 울리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메달을 싹쓸이했다.

사격으로 찾은 또 다른 삶, 새로운 인생의 목표

어렸을 적 이장호 선수의 꿈은 군인이었다. 부사관으로 멋진 군복을 입고 명사수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었다. 2007년에 부사관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그리고 사격 교관이 되어 사병들의 사격을 지도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직업군인으로 활동한 지 3년 여만인 2010년 3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나이 스물한 살이었다. “사고 후 방황을 많이 했죠. 휠체어 관련 업종에 종사하며 생활비를 벌었어요. 일하는 중에도 종종 운동을 했죠. 사격을 비롯해 휠체어농구와 조정도 해봤고요. 그중 가장 애착 가는 것은 사격이었어요. 직업 군인일 당시 사격교관으로 일했던 만큼 친숙했고, 원래부터 총에 관심 많았어요.” 2014년,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격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삶의 목표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장애인 사격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던 것. 당시 소속팀이 없었던 그는 집에서 왕복 180km 거리의 사격장을 오가며 혼자 실력을 쌓아갔다. 자비로 훈련을 이어가다 보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기에 마음만은 즐거웠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삶의 목표도 확실해졌다.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부모님이 오셔서 전 경기를 다 보셨습니다. 가족들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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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

사격은 체력보다는 정신적으로 힘든 운동이라고 말한다. 침착성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종목이기에 스스로와의 싸움에 익숙한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고요하게 비우는 일이다. 성적이나 메달에 대한 욕심보다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가 이장호 선수를 올곧게 다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발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 고도의 집중력과 정신력이 그를 지탱한다. “호주대회에 나갔을 때 긴장을 많이 했고, 메달을 꼭 따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서였는지 메달 획득에 실패했죠.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메달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데만 집중했죠. 조준을 하고 과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최대한 이겨내려고 노력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게 경험으로 쌓이는 것 같아요.” 대회를 준비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는 이장호 선수. 하지만 오늘처럼 대회를 끝내고 총을 잡을 때는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격이 조용한 스포츠잖아요. 제가 말수가 많은 편이고 사교성도 좋아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사격장에만 오면 몸과 마음이 침착해지고 평온해짐을 느껴요. 사격할 때는 평소의 제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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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을 정조준하다

이장호 선수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패럴림픽 입성. 그는 하루하루 연습에 매진하여 그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패럴림픽을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이었어요. 이제는 도쿄 패럴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메달에 대한 욕심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는 패럴림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제 목표입니다.” 장애인사격대표팀에서 막내인 이장호 선수. 그는 선배 선수들의 기술보다 그들의 경험이 더 무섭다고 한다. 그래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또 운동을 즐기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많은 장애인이 스포츠에 입문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주저하고 있어요.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길목을 놔주는 사람으로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임무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장호 선수가 과녁을 향해 다시 한 번 총구를 겨눴다. 다부진 어깨, 매서운 눈빛, 침착한 인상에서 느껴지는 그만의 아우라. 그의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장호 선수 수상 경력

2016 리우 패럴림픽 R4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 동메달

2017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R7 50m소총 3자세 단체전 금메달, R1 공기소총 입사 단체전 은메달, R6 혼성 50m 소총 복사 단체전 은메달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R3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 은메달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R7 50m 소총 3자세 개인전 금메달, R7 50m 소총 3자세 단체전 금메달, R1 공기소총 입사 개인전 은메달, R1 공기소총 입사 단체전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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