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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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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를 뒤흔들었던 미투 사건을 계기로 닻을 올린 스포츠혁신위원회가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위해 혁신공고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장애인스포츠의 인권 문제도 포함된다. 장애인스포츠의 발전과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위한 법과 제도, 정책, 서비스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 장애인스포츠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

최근 체육계에서 일어난 성폭력, 신체적 폭력, 학습권 침해 등의 인권 관련 문제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정부는 위원회를 꾸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들 머릿속에서 잊혀져갔고, 현장에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2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꾸렸고, 같은 해 5월 첫 번째 권고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국제올림픽위원회 헌장의 ‘스포츠는 인권’이라는 인식을 기본으로 하고, 선수의 꿈을 볼모로 인권이 침해되거나 정당화돼선 안 된다”는 것. 스포츠혁신위원회는 1차 권고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차 혁신권고안을 발표했다. 각 권고안을 살펴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모두를 위한 스포츠’ 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만들 때 다수의 집단만을 대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특정 소수집단을 위한 정책은 추가논의 등을 통해 보완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포츠혁신위원회 혁신권고안은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기조 아래 탄생하고 있는 만큼 사각지대에 있던 장애인스포츠의 인권 문제가 어떻게 혁신을 이룰지 기대가 된다. 다음은 필자가 스웨덴에서 직접 보고 느낀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노력의 사례다.

스웨덴 공원의 나무 운동기구가 주는 교훈

지난 몇 년간 척수장애인인 남편과 생활체육 선진국을 돌아다니며 그 나라의 장애인을 많이 만났다. 그중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때의 일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곳에서 체육시설을 안내해주던 지인은 꼭 보여줄 공원이 있다며 우리를 이끌었다. 왜 체육시설이 아닌 공원일까? 무척 궁금했다.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에도 흔히 있는 호숫가의 작은 공원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흔히 공원에 비치되어 있는 운동기구 대부분이 통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 공장에서 다량으로 찍어낸 철제 운동기구보다 저렴하면서도 안전해 보였다. 또 높낮이나 무게 등이 다양해서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었다. 순간 그가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습관처럼 “당신이 사는 주변 공원의 운동기구 중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구를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곤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뜻 ‘예스’라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는 내 질문에 처음으로 ‘예스’라고 말한 사람이다. 몇 년간 생활체육 선진국 장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에게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정치인과 행정가, 전문가가 선진국의 장애인 생활체육 관련 우수 사례를 도입하려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유도 우리에게 없는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철학’이다. 그들의 ‘철학’ 중심에는 반드시 ‘장애인’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장 근본이 되는 철학은 보지 못하고 세부 프로그램에만 관심을 두고, 도입하려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도 ‘예산’만을 최우선에 두었다. 하지만 스웨덴의 작은 공원에서 본 통나무 운동기구를 통해 우리는 생활체육 선진국 사람들이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 장애인의 ‘완전한’ 스포츠 참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강조한다. 이는 장애인이 사회 참여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불편함과 차별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밑돌 삼아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법과 제도, 정책, 서비스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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