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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하늘을 가르는 원반처럼
더 높이, 더 멀리 비상할 우리의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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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필드 추혜리 선수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필드 여자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포환던지기 F37(뇌병변)에서 3관왕을 획득한 추혜리 선수. 그녀는 신인선수상까지 수상하며 대회의 주인공이 되었다. 훌륭한 선수 뒤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는 법. 추혜리 선수가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도록 곁에서 열정을 다해 지도해준 김형준 코치. 육상 필드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율 사진 최충식

전국장애인체육대회 3관왕·신인상 수상으로샛별처럼 떠오르다

고등학생처럼 귀엽고 앳된 모습이지만 경기장에 서면 그 누구보다 강렬한 눈빛을 가진 선수가 된다. 오른손 중지와 검지 끝마디에 걸린 원반이 손을 떠나 하늘로 솟구치는 순간 그녀는 강한 희열을 느낀다.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필드 여자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포환던지기 F37에서 3관왕을 획득하고, 신인선수상까지 거머쥐는 영광의 주인공이 된 추혜리 선수. 그녀는 원반던지기에서 한국신기록까지 세웠다.

“3관왕과 신인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옆에서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김형준 코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코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또 신명고등학교 감독님과 함께 운동하는 동료 선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어요. 늘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요.”

추혜리 선수의 말대로 그녀 옆에는 늘 김형준 코치가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운동을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투척 선수로서 추혜리 선수의 타고난 체형을 눈여겨본 김형준 코치가 함께 운동을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해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포환던지기·원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창던지기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김형준 코치는 “혜리 선수는 투척 선수에 적합한 체형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힘을 쓸 줄 알고 순발력이 좋다는 강점을 가졌습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한 승부욕으로 연습, 또 연습

추혜리 선수는 돌 무렵 고열을 앓으며 뇌병변과 함께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일반학교를 다니다가 적응이 힘 들어서 중학교 3학년 때 장애인학교로 전학 갔다는 그녀. 그때 추혜리 선수의 가능성을 알아본 학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고. 하지만 운동을 하겠다는 막내딸의 결정을 가족은 반가지 않았다.

“몸이 아픈데 운동하겠다고 하니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이제 가장 열렬한 지지자가 됐죠. 시합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신기록을 세우고 신인선수상까지 받는 걸보면서 정말 많이 기뻐하셨어요.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며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생각했죠.”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위해 추혜리 선수는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그녀는 왼손, 왼발이 틀어지고 힘이 없는 편마비를 앓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근력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의 균형을 맞추고, 팔다리의 협응력을 높이는 운동에 집중했다. 추혜리 선수는 “힘은 들지만 운동하고 나면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그런 추혜리 선수를 바라보는 김형준 코치의 눈에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하다.

“사실 세 종목 모두 메달을 기대하는 건 혜리 선수에게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포환이나 원반은 원리와 방식이비슷하지만 창은 머리 위에서 하는 종목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창은 아예 연습을 안 하고 포환과 원반만 연습했어요. 그리고 경기 20일 전에 혹시 몰라 ‘올해 3관왕을 해볼 욕심이 나니?’라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창던지기 부문에서 3등했던 게 너무 아쉬웠다면서요. 그때부터 창던지기도 연습했죠.”

두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만 바라보다

사실 처음에는 신체적 조건과 다른 의외의 결과를 보여서 김형준 코치가 많이 놀랐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기록이 좋지 않았던 것. 원반의 경우 10m를 채 못 던졌고, 포환도 4~5m 정도 수준에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바로 직전 일주일 정도 반짝 연습하는 수준이었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리는 만무했다. 김형준 코치는 기초부터 다시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혜리 선수의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우면서 꾸준히 연습하니 기록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사실 혜리 선수가 장애 때문에 배운 것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힘이 들어도 매일매일 한 시간씩은 꼭 운동하자고 권유했어요. 그렇게 연습하면서 스스로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느꼈고, 점점 운동에 재미를 느끼더군요. 혜리 선수가 원반던지기 종목을 가장 좋아하는데, 근력 및 밸런스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환 실력도 늘게 되었고요.”

2017년에는 F38 등급이었던 것을 2018년에는 재검을 통해 F37 등급을 받았다. 김형준 코치는 추혜리 선수가 최적의 상황에서 운동할 수 있게 모든 면에서 신경을 썼다. 덕분에 원반과 포환 모두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고비도 있었다. 추혜리 선수는 시합 일주일 전부터 장염을 앓는 등 극도의 긴장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일 년 동안 연습한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려움이 컸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김형준 코치님을 믿고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력이 늘고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할 때는 많이 힘들지만 그만큼 성과가 나오는 게 육상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의 목표를 향해 또 전진하다

추혜리 선수는 기록 향상을 위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있다. 기술면에서도 지금까지는 제자리에서 몸통을 180도 틀면서 던지는 노턴 기술을 썼지만,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움직이면서 던지는 반턴 기술을 익히고 있다. 그러나 김형준 코치는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아시아 대회에서 메달권에 들려면 25~27m을 던져야 하는데, 현재는 턱걸이 상태예요. 하지만 기록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슬럼프가 오거나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3~4년을 내다보고 선수로서의 성숙함과 노련미를 갖출 계획입니다. 향후에는 자신의 선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지도자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지도자가 된다면 혜리 선수도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혜리 선수의 목표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그리고 김형준 코치의 말대로 향후에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목표를 뚜렷이 세우고 나니 나아갈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말하는 추혜리 선수. 그녀가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육상 필드 추혜리 선수 수상 경력

2017 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여자 원반던지기 F38 금메달

여자 포환던지기 F38 금메달

여자 창던지기 F38 은메달

2018 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여자 원반던지기 F37 금메달

여자 포환던지기 F37 금메달

여자 창던지기 F37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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